미국 뉴욕시에서 시민들이 지난 10월 길거리에 설치된 임시 코로나 검사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미국에선 곧 코로나 최신 변이인 오미크론 BQ 계열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로이터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는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BQ가 감염 후 면역이나 백신, 항체 치료제에 저항성을 지녔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오미크론 BA.5 하위 변이인 BQ.1과 BQ.1.1이 신규 감염자의 4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32%에서 12%포인트 급증했다. 이르면 이달 중 50%를 넘어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신규 확진자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BQ 변이는 전염성은 높지만 치명률은 초기 변이들보다 낮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기존 백신이나 치료제를 회피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BQ.1과 BQ.1.1 변이는 장기이식 환자나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 등 면역 저하자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지난해 미 뉴욕의 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면역 저하자들은 코로나 백신으론 충분한 면역 반응이 나오지 않아 예방용 항체주사제 이부실드 등을 6개월에 두 번 맞는데, BQ 변이에는 잘 안 듣는다는 게 미 국립보건원 지적이다. BQ 변이는 면역 저하자들에게 예방용으로 투여하는 단일클론항체 벱텔로비맘에 대해서도 저항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효력이 있지만, 장기이식 환자들이 쓰는 약제들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처방이 쉽지 않다.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BQ 변이와 싱가포르·인도에서 급증하는 XBB.1 변이가 기존 자연 코로나 면역이나 mRNA 계열 백신(모더나·화이자) 면역을 무력화시키는 성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재감염이 잘 된다는 뜻이다. 이에 오미크론 변이에 특화된 개량 백신이 중증 악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최신 백신을 접종하길 권고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BQ 변이가 크게 유행하지 않고 있다. 11월 1주(10월 30일~11월 5일) BQ.1.1 변이 검출률은 2.2%, BQ.1은 0.9%였다. BA.5가 86.0%, BA.2.75가 5.3%였다. 하지만 해외에서 BQ 변이에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 유입 확진자 중 BQ.1.1과 BQ.1 검출률은 10월 1주에는 모두 0%였으나, 11월 1주 각각 6.8%와 3.8%로 늘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2월이 되면 BQ 변이가 더 증가할 수 있어 하루 확진자를 최대 20만명 정도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13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4만8465명으로, 일요일 기준으로 지난 9월 4일(7만2112명) 이후 10주 만에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