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기업 로고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내놓은 첫 작품 ‘트위터 블루’가 출시 일주일도 안 돼 가짜 계정 양산 논란으로 중단됐다. 트위터 블루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출시된 월 7.99달러(약 1만500원)짜리 유료 계정 구독 서비스로, 기존에 인증받은 유명인이나 기업 계정에만 달아주던 ‘블루 체크’ 표시를 모든 이용자에게 별다른 신원 확인 절차 없이 돈만 내면 허용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현재 애플 운영체계 iOS앱에서 트위터 블루 구독 버튼이 사라졌으며, 트위터 웹사이트에 “11월 9일 이후 개설된 계정은 트위터 블루를 구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떴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위터 측은 서비스 중단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트위터 블루가 중단된 이유는 최근 유명인이나 대기업을 사칭하는 계정이 급증하면서 큰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날까지 트위터 계정을 사칭해 허위 정보를 게시한 사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블루 체크를 받은 계정이 이라크인들을 공격하는 글을, 미 프로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 계정이 거래를 요구하는 글을 올린 것 등이다. 제약사 일라이릴리를 사칭한 계정은 “당뇨 환자들에게 인슐린을 무료 공급하겠다”는 가짜 트윗을 올려 업체가 주가 폭락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이 밖에 석유회사 BP와 방산 업체 록히드마틴, 게임 업체 로블록스와 닌텐도, 바나나 업체 치키타나 유명 연예인·정치인을 사칭한 계정들이 우후죽순 블루체크를 받았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이런 유명인·브랜드 사칭 가짜 계정이 워낙 많았다. 머스크가 당초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다 뒤집으려 한 이유도 트위터가 가짜 계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이걸 바로잡겠다면서 월정액을 받고 ‘진짜’임을 뜻하는 블루 체크를 달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더니, 오히려 가짜를 더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