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6년 대선 승리, 2020년 재선 실패에 이어 세번째 도전이다. 그는 이날 발표에 앞서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자신을 대선 후보로 포함한 캠페인 위원회 서류를 제출했다. 최근 치러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 외로 부진한 데 따른 ‘트럼프 책임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당내 후보 경쟁 구도에서 선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밤 9시(한국 16일 오전 11시)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별장에 언론을 초청해 예고했던 ‘중대 발표’를 단행했다. 이날 회견에는 장녀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 차남 에릭, 막내 배런 등 가족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9시 정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기자회견장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USA’를 연호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3년 전 내가 퇴임했을 때, 미국은 황금기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미국은 권력과 번영의 정점에 있었다”며 “모두가 전에 없이 번창했다. 이런 때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의 남쪽 국경은 단연코 역사상 가장 강력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지만 지금 우리는 쇠퇴하고 있는 국가다. 조 바이든이 재임한 지난 2년은 고통과 고난, 불안과 절망의 시간이었다”라며 “우리가 말하는 것처럼 인플레이션은 50년 만에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가스 가격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훨씬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에서)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우리는 오늘 밤에 반드시 이렇게 될 필요는 없다고 선언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2년 전, 우리는 위대한 국가였고 곧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을) 바닥으로 몰아넣고 있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에 의해 진행되는 이런 (미국의) 쇠퇴는 운명이 아니다. 선택이 주어졌을 때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 밤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다”고 했다. “준비 돼 있느냐”는 트럼프의 발언에 지지자들은 소리를 질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 2024년까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는 당신의 나라를 내부에서 파괴하려는 급진적인 좌파 민주당원들을 물리칠 것이고, 우리가 보호하고 싶은 모든 것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미 폭스뉴스는 “현대 정치사에서 (특정 인물이) 이렇게 일찍 대선 선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다음 미국 대선은 2024년 11월 5일로 아직 2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