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예하의 우주군 구성군사령부(Component Command) 편성 기념식을 하와이 현지 시각으로 22일 오전 10시(한국 시각 23일 오전 5시) 열겠다고 공지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이어 우주군도 편성되는 것이다. 2019년 12월 20일 창설된 미 우주군이 해외의 전투사령부에 구성군사령부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미 본토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우주군 최초의 전투사령부인 우주군 작전사령부가 생겼지만, 그간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비롯한 해외 전투사령부에 파견된 우주군 장병들은 공군사령부 소속으로 활동해 왔다.

미 우주군이 세계 여러 지역 중 인도·태평양에 가장 먼저 구성군사령부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중국과 북한 등의 미사일 위협이 심각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 개발·운용을 책임지는 것은 미사일방어청(MDA)이지만, 세계 각국의 미사일 발사를 감시·추적하는 데는 우주군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공위성에 부착된 센서로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의 열적외선을 감지하는 ‘우주 기반 적외선 시스템’을 이용해 세계 각국의 미사일 발사를 감시·추적하는 것이 바로 그 역할이다.

이 시스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추적하기 위해 구축된 것이지만 그보다 작은 미사일 발사도 감지에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북·중·러 미사일의 미 본토 타격을 막는 최전선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로서는 미사일 조기 경보를 담당하는 우주군사령부의 존재가 그만큼 절실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이 둥펑(東風)-17 극초음속 미사일과 둥펑-21·26 대함 탄도 미사일 등 ‘항공모함 킬러’ 미사일들을 갖추게 된 것도 우주군이 인도·태평양 사령부 편성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현재의 미사일 방어망이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궤도를 변경하며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차세대 미사일 경보 시스템과 차세대 요격기를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주군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상공 지속성 적외선 프로그램’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탐지·요격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약 3만6000㎞ 고도에서 지구 자전주기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정지궤도 위성 3대로 중위도 지역을 상시 감시하고, 정지궤도 위성의 전파가 닿지 않는 고위도 지역은 별도의 고타원궤도 위성 2대로 감시하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