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년 후 차기 미국 대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를 지지하겠다고 25일(현지 시각) 밝혔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렸던 디샌티스는 최근 중간선거에서 재선하며 공화당 진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조선일보DB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대중 앞에서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주요 기술 기업 임원들의 관례를 깬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정가는 지난달 말 소셜미디어 회사 트위터를 인수한 뒤 노골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의 행보가 대선 여론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 머스크는 ‘일론, 2024년에 론 디샌티스를 지지할 건가요?’란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에 “예스(Yes)”라고 답했다. 그는 “2024년 대선과 관련, 나는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사람을 선호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그럴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지금까지는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상기시켜 드리자면 나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의 상당한 지지자였고, (지난 대선 때는) 마지못해 트럼프가 아니라 바이든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 6월에도 ‘(공화당 경선에서 투표한다면) 누구에게 기울고 있나’란 트위터 사용자 질문에 “디샌티스”라고 답했다. 한 달 뒤에는 또 다른 트위터 글에서 “트럼프는 (재선되더라도) 임기 말 82세가 될 텐데, 미국은 물론 어디서도 최종 결정자가 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며 “만약 디샌티스가 2024년 바이든에게 맞서 출마한다면 그는 아주 쉽게 승리할 것이고 유세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디샌티스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머스크는 지난해 1월 6일 미 의회 의사당 점거 사태 후 영구정지됐던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최근 복원했다. 하지만 그사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이트인 ‘트루스 소셜’을 만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트럼프가 트위터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법이나 사용 규약을 어기지 않았는데도 그의 계정을 정지했던 중대한 실수를 트위터가 바로잡았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