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 시각)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개막 세션에 나란히 참석한 조태용 주미 한국 대사와 도미타 고지 일본 대사는 옅은 웃음을 띠며 자주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한·일 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전 정부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조 대사는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외교적) 접근법은 미국이나 생각이 같은 나라들과 연대를 강조하며 이들과 함께 한국이 역내와 세계에 더 많은 기여를 하려는 것”이라며 “일본과의 관계는 이 퍼즐에서 가장 핵심적인 조각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해 두 차례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했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또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발표된 3국 정상의 포괄적 공동성명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이는 한국과 일본이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라는 양자 간 정보 공유 프레임워크를 넘어 안보 분야에서 훨씬 더 긴밀한 협력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 정상은 경제 안보 대화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3국은 대(對)잠수함 군사 훈련도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직전에 주한 대사를 거쳐서 미국에 부임한 도미타 대사는 “나는 항상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양자 관계에 집착하기보다 한발 물러서서 우리(한·일) 관계를 세계의 더 넓은 맥락 속에 두고 생각하면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일) 3국 협력은 우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와 그 너머에까지 중요하다”며 “때로 우리는 3국의 합쳐진 힘과 중요성에 대해 너무 겸손하게 생각하는데 3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도미타 대사는 “북한의 직접적 위협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 글로벌 안보는 (우리와) 불가분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며 “우리의 정책 대화를 심화시켜 안보를 더 깊이 조율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는 또 “경제의 회복 탄력성도 중요하다”며 “(한·미·일) 3국 간 대화가 이런 노력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