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이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2일(현지 시각)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마친 상황에서 그동안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거듭 실패하고 있던 미국이 올해 들어 추진 로켓과 활공체 시험 비행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약진하는 모양새다.
미 공군은 이날 “B-52H 폭격기가 지난 9일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가 상공에서 완전 조립된(All-Up-Round) AGM-183A 공중발사 신속반응 무기(ARRW)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이번 시험이 작전 운용이 가능한 완전체 미사일의 첫 발사”라고 밝혔다. 미 공군은 “발사된 미사일이 음속의 5배(마하 5)를 초과하는 극초음속에 도달한 뒤 제대로 비행해 종말 지점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모든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덧붙였다.
AGM-183A 미사일은 추진 로켓과 활공체로 구성돼 있다. 추진 로켓이 극초음속까지 속도를 끌어올린 뒤 분리되면, 활공체가 관성에 의해 극초음속으로 비행해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지난해까지 추진 로켓의 비행에 거듭 실패했지만, 지난 5월과 7월 추진 로켓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극초음속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시험을 통해 추진 로켓에서 분리된 활공체가 목표물을 향해 비행하는 과정까지 완전 조립된 미사일의 성능을 확인했다.
AGM-183A 미사일의 최대 속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주 전문 온라인 매체 ‘스페이스 닷컴’은 “마하 2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대 속도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1~2시간 내에 타격할 수 있다. 대기권 내에서 진행 방향을 바꾸면서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비행하기 때문에 탄도미사일의 포물선 궤적을 추적해 요격하는 현재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한편, 미 육군과 해군은 2단계 추진 로켓과 ‘공동 극초음속 활공체(C-HGB)’로 구성된 극초음속 무기 체계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C-HGB의 극초음속 비행 시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7월 하와이에서 C-HGB와 추진 로켓을 결합해 완전 조립된 무기 형태로 발사했을 때는 점화 직후 이상이 발생해 시험이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