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해군력이 중국군에 비해 떨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서 커지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 및 군사 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며 대중 견제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군사력 측면에서 열세를 보여 대만 침공 같은 급변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을 시찰한 후 연설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폴리티코는 이날 ‘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현재 공군력과 (항공모함 격침용 장거리 탄도미사일) ‘캐리어 킬러’ 등 차세대 탄도미사일을 지원받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해군 지배력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거대한 해군력을 자랑하고 있다”며 “반면 이 지역에서 미국의 해군력은 아직 중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 국방부는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공개하고, 중국이 지난해 기준 해군 함정 340척을 보유해 미국(292척)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일부 함정을 퇴역시키고 새 함정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지역에 투입하는 함정과 전투기 숫자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이와 관련, 미 의회는 2023 회계연도 예산안에 해군력 강화를 위해 319억달러(약 40조4600억원)를 배정해 최신 함정 12척을 구매하도록 했다. 폴리티코는 미 행정부가 대만에 대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무기 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공급망 문제 등으로 무기 인도가 지연되는 것도 우려된다고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인도가 지연되는 무기 규모가 187억달러(약 23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중국의 군사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군사·전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전송받을 수 있도록 한·미·일 3국 군사 사이버 보안 표준을 통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지금은 미·중 충돌 발생 시 한·일과 신속하고 안전하게 군사적 공동 대응 방안을 조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