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 억지를 위해 “정보 공유 강화, 비상 계획 확대와 최종적 모의 훈련”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2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폭넓은 시나리오에 대한 모의 훈련”을 양국이 논의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훈련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조선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연말연시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DC로 복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서던 길에 마주친 기자로부터 “지금 당장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하고 지나가면서 논란이 일자 백악관이 진의를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질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한국과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사용을 억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 그리고 미국의 모든 방위 전력을 통한 확장억지 제공에 충실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다만 “한국이 핵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 핵 연습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핵보유국 간에 하는 공동 핵전쟁 연습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간의) 논의는 정보 공유 강화, 공동 계획,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폭넓은 시나리오에 대한 모의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모의 훈련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훈련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카리브해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크로이섬에서 연말연시 휴가를 보낸 뒤 이날 워싱턴DC로 복귀했다. 백악관에 들어서던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친 어느 기자가 “Mr. President, are you discussing joint nuclear exercises with South Korea right now?(대통령님, 지금 당장 한국과의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계십니까?”)라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No(아닙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지나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부인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답변이라 진의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