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문가들이 ‘중국의 경제·군사적 부상’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할 브랜즈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석좌교수는 중국을 ‘쇠퇴기’에 들어선 권력(power)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까지 미국과의 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줄여온 중국이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각종 제재와 견제로 성장 동력이 꺾이면서 경제적으로 쇠락하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브랜즈 교수는 본지 신년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의 최소한의 저항으로 국제적 영향력을 축적하던 중국의 시대는 끝났다”며 “쿼드(Quad), 오커스(Aukus), G7(주요 7국) 등 중국의 힘과 일방주의적 행동에 대해 우려하는 국가 집단의 범위가 점점 더 겹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군사 능력은 지속적으로 향상하는 상황을 제일 우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진핑이 어느 시점에서 ‘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결론 내리는 때가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특히 “4~5년 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경제는 쪼그라들 것이지만 그들의 군사력은 적어도 향후 5년 동안은 인상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시진핑이라고 생각해보라. 국가의 미래가 암울해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기회’가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중국 입장에서는 단기적 위험은 감수하고 더 큰 이득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랜즈 교수는 실제 중국의 침공을 촉발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엔 “2025년 1월 미국의 대통령직 인수인계 과정에서 논란이 또 벌어지는 때를 가정해볼 수 있다”며 “정치적, 지정학적으로 매우 산만해 보이는 미국을 보면서 중국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만의 2024년 총통 선거가 촉발 요소가 될 수도 있다”며 “이번에도 국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해 3연속 패배를 하게 된다면, 독립 문제에 더 전향적인 민진당 총통의 부상이 더 부각될 것이고 중국은 이런 상황을 뒤집기 위해 결정적인 순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