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권력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밀 문건 유출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그를 수사하게 될 한국계 특별검사가 주목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수사를 맡은 로버트 허(50) 특검은 미 법무부와 연방검찰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검사 출신이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12일(현지 시각) 허 특검 지명을 발표하면서 “그는 검사로서 길고 탁월한 경력을 지녔다”며 “미국 검사로서 중요한 국가안보 및 공공부패, 기타 주요 사안을 감독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허 특검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받을 수 있게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2018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메릴랜드주 연방지검장으로 일하면서 마약, 사기 등 강력범죄를 수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명한 자리였다. 법무부는 그가 특히 기밀 정보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뤘고, 국가안보와 사이버 범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와 오랜 기간 일해왔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허 특검 지명 이후 성명을 내고 “로버트 허는 최고의 자질과 성실함을 갖춘 검사”라며 “나는 사실을 파헤치고 권력에 책임을 추궁하는 그의 능력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허 특검이 법조계에 발을 들인 것은 연방대법원 재판연구원으로 일하면서부터다. 허 특검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재판연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윌리엄 렌퀴스트 전 연방대법원장과 앨릭스 코진스키 전 연방항소법원 판사의 재판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그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메릴랜드 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재직했다. 2018년 메릴랜드주 연방지검장을 맡기 전에는 크리스토퍼 레이 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법무부 차관보를 지낼 때 그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했으며,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의 수석차관보 직위에도 올랐다.
2021년 연방지검장직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허 특검은 현재 유명 로펌인 깁슨 던 앤드 크러처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특검은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인정받는 연방 검사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조사하는 데 이용되는 제도다. 과거에는 독립 검사를 임명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이란-콘트라 사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등을 조사했지만 1999년 관련 법이 종료되면서 특검이 이 같은 수사를 담당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재임 당시 기밀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허 특검의 수사를 받게 됐다. 앞서 중간선거 직전인 작년 11월 2일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사무실에서 기밀 문건이 발견된 사실이 지난 9일 뒤늦게 공개되면서 의혹이 일었다. 이후 바이든 델라웨어 사저에서도 기밀 문건이 발견되면서 파문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건의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