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평양의 곳곳의 주요 시설과 함께 김정은의 집무실과 관저까지 선명하게 포착된다고 VOA(미국의소리)가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서울과 인천 일대 도심 사진을 공개하면서 정찰 위성 개발을 위한 주요 시험을 했다고 했었지만 당시 흑백 사진은 구글 위성사진보다 질이 떨어졌었다. VOA는 “굳이 정찰위성을 띄우지 않아도 북한 지도자가 오가는 민감한 동선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무력 충돌 시 성능이 훨씬 우수한 정찰 자산을 지닌 미국과 한국은 그동안 정밀하게 확인되고 분석된 북한 지도부의 동선을 즉시 겨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구글 어스’ 위성 사진에 김정은의 집무실로 알려진 ‘노동당 1호 청사’ 좌표를 검색했더니 사각형 모양의 건물 3개가 연결된 청사 형태가 그대로 드러났다. VOA는 “경비가 삼엄해 약 6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최소 3개의 경비 초소를 지나야 1호 청사에 다다르게 되는 ‘접근 경로’도 쉽게 그려볼 수 있다”며 “또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촬영한 이 일대 사진 수십 장까지 공개돼 지난 23년간 이곳의 변화도 세세히 관측할 수 있다”고 했다. 구글 어스가 제공하는 사진의 선명도는 부지 내 가로등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VOA는 “북한은 지난해 말 ‘정찰위성 시험품’에서 촬영했다며 한국 대통령 집무실 주변을 비롯해 서울 도심과 인천항의 사진을 공개했지만 정작 북한 지도자의 집무실은 굳이 정찰위성을 따로 띄우지 않아도 이처럼 상업용 위성을 통해 상세히 내려다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구글 어스 사진들에 따르면 노동당 1호 청사는 2017년까지만 해도 청사 주건물은 가운데가 비어 있는 형태였지만, 이듬해 중심 부위에 지붕이 덮이면서 하나의 온전한 건물이 됐다. 주 건물과 서쪽에 붙어있는 건물도 기존엔 양옆 통로만이 연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통로 부분에 지붕이 씌워진 모습이 됐다.
특히 터널 입구 바로 윗부분엔 정원이 조성돼 있는데, 정원을 따라 남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는 김정은의 거주지로 알려진 ‘15호 관저’까지 선명히 포착됐다고 VOA는 전했다.
이외에도 VOA는 “현재 평양에선 대형 주택과 그 옆으로 난 터널 입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김정은이나 다른 고위 관리의 관저로 추정되는 곳들”이라고 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개발 중인 ‘정찰위성’은 미국의 민간 위성 기술 수준을 뛰어넘기도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