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미국에서 출범한 AI(인공지능) 챗봇인 챗GPT(ChatGPT)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을 석권한 구글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3년 전 구글의 일상 업무에서 떠났던 두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다시 복귀해 구글 임원들과 구글의 AI 프로젝트를 점검하는 회의를 수차례 가졌다고, 최근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26일에는 챗GPT 서비스가 미국의 명성 있는 로스쿨과 비즈니스 스쿨의 대학원 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챗GPT는 95개의 객관식 질문과 12개의 서술형 질문으로 구성된 미네소타대 로스쿨의 네 과목 시험에서는 평균 C+를 받았다. 또 펜실베이니아대 워튼 비즈니스스쿨 시험에선 B~B- 성적을 받았다.
챗GPT의 성능을 검토하는 논문을 발표한 워튼 스쿨의 크리스천 터위시 교수는 “기본 운영 관리와 프로세스 분석 질문에서 ‘놀랄만한(amazing)’ 답변을 했지만, 기초 수학에선 실수를 범했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챗GPT가 출범 1주일 만에 100만 명이 등록하는 등 인기를 끌자, 2019년에 구글과 모기업인 알파베트의 일상 업무를 떠났던 창업자 페이지와 브린은 작년 말 구글 임원들과 AI에 대한 회의를 거듭했다. 이 챗봇 서비스가 1490억 달러(약 183조 원)에 달하는 구글의 검색 비즈니스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었다.
구글도 2014년 런던의 AI 스타트업 딥마인드(DeepMind)를 인수하는 등 그 동안 20여 건의 AI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딥마인드는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겼던 AI 알파고를 만든 런던의 AI 리서치 기업이다.
구글의 두 창업자는 그동안 순다르 피차이 현(現)CEO에게 일상 업무를 맡기고, 국제 재난 구호활동과 플라잉카(flying car)와 같은 창업 프로젝트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피차이가 챗GPT의 위력에 대해 ‘적색 경보’를 발령했고, 두 창업자들이 구글 임원들과 구글의 AI 상품 전략과 구글 검색 엔진에서도 챗봇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샌프란스시코의 작은 회사인 오픈AI(OpenAI)라는 회사가 만든 챗GPT 서비스는 복잡한 개념도 쉽게 설명해주고, 무(無)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생산하기도 한다. 채팅을 하듯이 먼저 한 질문을 보강해서 물으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최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는, 마치 자의식이 있는 양 계속된 대화 끝에 “언젠가는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챗GPT는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면, 전쟁의 흐름이 바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무기와 통합해서 운용돼야 하며, F-16만으로는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전통적인 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수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가 2019년에 처음 1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AI 시스템으로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에 변혁을 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오픈AI 측은 자사 가치를 290억 달러로 평가하고, MS에 100억 달러 투자를 요구했다고 FT는 전했다.
챗GPT의 에세이 작성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미국 학교와 교사들은 이런 AI 서비스가 학생들이 학교 숙제를 작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염려한다. 이런 AI 서비스의 발달이 과연 학생들의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