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금융사 직원들이 내부 기밀이나 투자 정보를 유출하거나 외부인과 사적인 정보 교환을 하는 관행에 철퇴를 내리고 있다. 미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업무와 관련해 개인 메신저를 사용한 소속 임직원에게 자체적으로 높은 벌금을 부과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개인 휴대폰에 있는 왓츠앱(미국인들이 카카오톡처럼 널리 사용하는 메신저앱) 등을 이용해 직원들끼리 혹은 고객과 대화를 주고받은 임직원에게 1인당 수천달러에서 100만달러(약 12억3200만원)가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고 한다. 앞서 JP모건체이스는 2021년 인수·합병이나 투자와 관련해 민감한 정보, 회사 내부나 주요 고객의 사생활 등을 공식 이메일이나 사내 메신저가 아닌 개인 메신저로 공유한 최고위급 임원 등에게 거액의 임금 환수·삭감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조처는 ‘은행가들은 투자와 거래 관련 업무 기록과 자료를 공식 경로로만 관리·보존해야 한다’는 연방증권거래법 집행이 강화되는 데 따른 것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JP모건 소속 임직원이 이 규정을 어기게 방치한 책임을 물어 회사에 과징금 2억달러(약 2460억원)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에는 11개 대형은행에서 총 18억달러(약 2조2170억원)의 과징금을 받아냈다. 횡령이나 사기 같은 부정행위가 아닌 부실한 업무 관행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으로선 기록적인 액수였다.
당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기록 관리와 문서 보존은 시장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데 필수”라고 말했다. FT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가 금융사들의 허술한 조직 관리나 국내외 검은 자본과의 유착, 부적절한 성과급 잔치 등 각종 도덕적 해이를 막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