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로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미 대륙을 가로질러 비행 중인 중국의 고고도 감시용 풍선을 추적 중이라고 2일(현지 시각) 밝혔다. 버스 3대를 합친 크기의 이 대형 풍선은 2일 오전 미국 핵미사일 격납고가 다수 있는 몬태나주 상공을 지나는 것이 목격됐다. 이 외에도 몇 군데 민감한 장소를 통과했지만 미 정부는 낙하하는 파편이 지상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을 우려해 격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정부는 현재 미 대륙 상공을 통과 중인 고고도 감시용 풍선을 탐지해서 추적 중”이라며 “북미 대공 방위 사령부(NORAD)를 포함한 미 정부는 이를 계속해서 면밀히 추적하며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풍선은 현재 상업용 비행기 항로보다 훨씬 더 높은 곳을 날고 있으며 지상의 사람들에게 군사적 혹은 물리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 “풍선이 탐지되면 미 정부는 즉각 민감한 정보의 수집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한다”고 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CNN 방송에 “우리는 이 고고도 감시용 풍선이 중국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런 사례는 전임 행정부 시절을 포함해서 과거 몇 년 동안 관찰됐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풍선의 이동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가능한 대응 옵션 마련을 요청했으며,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군 지휘부와 대책 회의를 열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잠깐 풍선을 격추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포함한 고위 군 당국자들이 낙하하는 파편이 지상의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해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와 알래스카 사이에 있는 얄루산 열도 부근에서 이 풍선이 솟아오르는 것을 탐지하고 캐나다를 거쳐 미 대륙 상공을 이동하는 동안 며칠에 걸쳐 추적해 왔다고 한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 풍선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지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외국의 어떠한 정보 위험도 완화할 수 있도록 경계 태세를 높이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코 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중국이 보낸 감시용 풍선이 발견되면서, 이 문제가 미·중 외교장관 회담 등에서 어떻게 제기될지도 주목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틀 간의 방중 기간 동안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