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한 여성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 낙태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혼인 상태에 있지 않은 독신 여성의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여성 중 독신 비율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혼인 상태를 추적하기 시작한 1900년에는 여성의 독신 비율이 7%에 불과했다. WP는 지난 10년간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여성의 수가 지난 10년간 20% 증가하며 전체 독신 여성 가구 급증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결혼 나이도 늦어졌다. 2021년 미국 여성의 초혼 연령(중윗값 기준)은 28세로 2001년의 25세보다 세 살 많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혼인에 대한 인식 또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선 최근 수년간 대학 입학 및 졸업자 수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으며, 독신 여성이 가장 역할을 맡은 가구의 비율도 26%까지 늘었다.

하지만 남녀 간 임금격차는 여전히 독신 여성의 경제 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웰스파고는 지난해 미혼 여성의 소득은 미혼 남성의 9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소득 격차로 인해 독신 여성의 소비액은 2021년 평균 3만9000달러(약 5141만원)로 독신 남성의 4만1000달러보다 적었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인 세라 하우스는 “지난 15년간 남녀 임금 격차가 고착 상태에 있다”며 “독신 여성은 치열한 노동 시장에서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소득은 여전히 독신 남성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