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무인기(드론)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하자 미·러 양국이 동시에 드론 잔해 회수를 위한 군사작전에 나섰다. CNN 등은 15일(현지 시각) “정보·감시·정찰(ISR) 목적으로 비행하던 MQ-9 리퍼 드론이 습득한 정보를 가로채려는 러시아와 이를 막기 위한 미국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의 주력 무인기인 MQ-9는 최대 속도가 시속 482㎞에 달한다. 거의 소음 없이 비행하며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해 ‘침묵의 암살자’란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정보 수집 및 정찰 임무만 수행할 경우 30시간 동안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국이 드론으로 러시아 영공을 침입, 정보를 수집해 러시아를 공격하는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드론 잔해를 수거해 이를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이날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인기 잔해를 회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야 하는 일이고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은 국제 공역에서 통상 작전을 진행 중이었던 만큼 자국 자산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을 의식한 듯 “다른 누군가가 추락한 드론을 수중에 넣어 가질 수 있는 정보 가치를 최소화하려 최선을 다했다”며 “다만 러시아가 인양을 시도할지 등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드론은) 흑해의 아주 아주 깊은 물속으로 떨어졌다”며 “회수를 시도할지를 평가하고 있지만,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 해군 당국은 잔해 회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CNN은 복수의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 드론이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한 뒤 흑해로 떨어지기 전 러시아가 드론을 회수해 기밀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원격으로 민감한 소프트웨어들을 삭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