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장악을 시도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9일(현지 시각)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적 가치가 언제나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의 특징이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며 “민주적 사회는 진정한 견제와 균형에 의해 강화되고, 근본적 변화는 가급적 폭넓은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런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에 부합하도록 (기존에) 제안된 사법 개혁안에 타협점을 찾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지난 1월 각급 법원 인사를 결정하는 사법 선출위원회 위원 수를 9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고 장관급 각료 3명, 크네세트(의회) 의원 3명(야권 1명), 법무부 장관이 지명한 공익 단체 대표 2명, 대법원 판사 3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게 하는 ‘사법부 개혁안’을 발표했다. 권력 균형을 위해 사법부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권이 통제할 수 있는 인사가 7명으로 대법관 임명안 가결 정족수(6명)보다 많아 정부·여당의 사법부 무력화 시도란 비판이 불거졌다.
이스라엘 전역에선 이 개혁안에 반대하며 1월 중순부터 두 달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으며 시위대의 요구를 고려하길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는 건강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통화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요르단, 미국 고위 관료들이 머리를 맞댄 회담을 계기로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당사국이 안보 조정을 강화하고, 테러 행위를 규탄하며, (팔레스타인이 주권국가로 독립하는) 두 국가 해법의 실현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급한 협력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