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도시 블록 창업자./조선DB

미국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블록(이전 스퀘어)을 새로운 공격 대상으로 삼고 공매도에 나서면서 이 회사 주가가 15% 가까이 폭락했다. 블록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2009년 만든 회사다. 이번 주가 폭락으로 도시의 자산은 하루 사이에 5억2600만달러(약 6780억원)가 증발했다.

2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힌덴버그는 이날 블록이 주력 사업인 간편결제서비스 ‘캐시앱’의 사용자 수를 부풀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고 이 회사를 상대로 공매도에 나섰다. 사용자 수는 캐시앱의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데 40~75%의 사용자가 가짜이거나 중복이라는 게 힌덴버그 측 주장이다.

블록은 도시가 스퀘어란 이름으로 2009년 창업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다. 개인 은행 계좌 없이도 송금, 결제, 주식·비트코인 거래를 할 수 있는 캐시앱은 코로나 이후 정부의 지원금이 몰리면서 급성장했다.

힌덴버그의 보고서 공개는 블록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블록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8% 내려간 62달러를 기록했다.

힌덴버그의 목적은 이 회사 주가를 떨어뜨려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힌덴버그는 경제 정의를 실현한다는 명분 아래 회계 부정 등 부정행위를 일삼거나 지배 구조가 불분명한 기업을 골라 공매도를 한 뒤 고발 보고서를 발표해 기업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실현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와서 판 다음 나중에 다시 사서 갚는 매매 기법으로 일반적인 주식 투자와 달리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볼 수 있다. 앞서 힌덴버그는 올 초 인도 재벌 중 하나인 아다니 그룹을 저격했고, 아다니는 시가총액 70%가 증발했다.

다만 힌덴버그의 이번 공격이 예전의 사례처럼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이 회사 상위 주주 10위 안에 드는 것으로 알려진 아크인베스트가 이날 33만8000주를 추가로 사들이며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이는 이날 종가 기준 2100만달러(약 271억원)에 달하는 지분이다. 아크인베스트는 혁신 기업 투자로 유명한 투자사로 국내 투자자에게도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끈다. 블록 측은 힌덴버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