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몬태나주 의회가 안보 위협을 들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퇴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50개 주(州) 가운데 처음이다.
틱톡은 미 10~20대가 가장 좋아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미국 내 사용자가 1억5000만명이 넘는데,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 국민 개인정보를 수집·검열해 중국 공산당에 넘겨 여론 조작 도구로 쓴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15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몬태나주 의회는 지난 14일 틱톡 사용 금지 법안을 찬성 54표, 반대 43표로 통과시켰다.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하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몬태나주 주민이 모바일로 틱톡을 다운받으면, 애플·구글 등 앱스토어 제공 업체나 틱톡이 1만달러(1300만원)씩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몬태나주 주민의 틱톡 다운로드가 계속되면, 하루당 1만달러의 벌금을 추가로 물게 된다. 주민인 틱톡 이용자는 벌금을 물지 않는다. 법안은 “틱톡이 사용자 정보와 데이터를 훔쳐 중국 공산당과 공유하는 것은 몬태나의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틱톡은 “정부의 과잉 대응으로 생계와 수정헌법 제1조상 권리(표현의 자유)를 위협받고 있는 몬태나의 틱톡 사용자와 크리에이터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미 연방 정부와 텍사스 등 일부 주에서 틱톡을 ‘스파이앱’으로 보고 정부 공무원 기기에서 퇴출하는 조치가 속속 발효됐지만, 몬태나처럼 모든 주민 대상 금지법이 통과된 건 처음이다. 미 언론들은 몬태나주의 이번 조치가 다른 주에서 비슷한 틱톡 금지 조치 도미노를 일으킬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하원은 지난달 틱톡 최고경영자를 불러 이런 문제를 집중 추궁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할 권한을 부여하는 등 틱톡 규제에 대해선 초당적 공감대가 있다.
다만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이 가상 사설망(VPN) 등으로 법망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우리의 놀이터인 틱톡을 빼앗지 말라”는 젊은 층 여론을 들어 틱톡 규제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