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과 K드라마의 영향으로 미국에서도 파마를 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왜 점점 많은 남자가 파마를 하는가’란 제목의 이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남성 파마 확산을 측정하는 그래프를 그린다면, 미국 내 K팝 그룹과 K드라마의 인기도와 거의 일치할 것”이라고 했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에서 ‘남성 파마(#menperm)’란 해시태그가 2070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선 한국처럼 남성들이 파마를 많이 하지 않는다. 이발소에서 짧게 자르거나, 기르더라도 파마를 하지 않고 원래 머리 그대로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때 한국 혹은 일부 동양계 미국인 남성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파마 머리가 틱톡과 K팝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내 다른 이들로도 퍼져나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오징어 게임’의 공유, ‘파칭코’ 배우 이민호와 BTS 등의 파마 머리를 따라 2020년 6월 처음 파마를 한 뒤 계속 파마를 하고 있다는 브랜던 노지(25)란 남성은 NYT에 “나는 내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사랑한다. 훨씬 더 자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1980년대 파마가 유행한 적은 있다. 하지만 과장되게 부풀려진 불룩한 컬 때문에 모발이 손상되고 건조해 보였다. 반면 한국식 파마는 컬이 더 섬세해서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K파마’는 윗부분 컬이 부드럽고 느슨하며, 빗으로 빗어넘기거나 앞머리를 내릴 수도 있고 옆쪽과 뒤쪽 머리카락을 서서히 짧아지게 자를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 두엉(19)이란 학생은 NYT에 이런 느슨한 컬이 “두드러져 보이면서도 너무 노골적이지는 않다”면서 자신이 파마를 한 뒤 친구 2명도 이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밖으로 뻗치는 머리카락을 아래로 가라앉혀 주는 ‘다운펌’을 하면 더 인상이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011년부터 3개월에 한 번씩 파마를 하고 있다는 크리스티안 콘(30)이란 남성은 “파마를 하면 (머리 손질에) 손이 덜 간다. 일어나면 바로 헤어스타일이 완성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