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이 필요 없는 자체 권한을 발동해 대만에 5억달러(약 6635억원) 상당의 무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이 지난달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미국 의전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담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9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중앙아메리카 2개국인 콰테말라와 벨리즈를 순방한 차이 총통은 이날 귀국길에 캘리포니아를 들렀다.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 허가 없이 방산품 이전을 승인할 수 있는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발동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권한을 이용해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35차례 이상 무기 등을 지원했었다. 앞서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올해 국방 예산에서 10억달러(약 1조3270억원)의 대만 안보 지원 예산을 승인했고, 미 정부는 이 자금을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이 대만에 지원할 구체적인 무기의 종류나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이 실제 대통령 비상 권한인 PDA를 이용해 대만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중국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관련 보도 직후 “미국이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본토 분석가들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보내면 대만이 화약통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며 “미국의 도발적 움직임은 대만을 볼모로 삼아 중국을 봉쇄하려는 의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록히드마틴, 제너럴일렉트릭 등 미 25개 방산업체 대표들은 대만을 방문해 지난 3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대만 국방산업 협력 포럼’에 참석했다. 당시 포럼에서 미 대표단장인 스티븐 러더 전 미국 태평양해병대 사령관은 “미국과 대만의 공동 작전을 위한 지휘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미군과 대만군이 무기를 공동 운용하고 양측 간 무기 시스템이 상호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5일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은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