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임기 전후로 수시로 갈등을 빚어왔던 미 CNN이 뉴햄프셔주(州)에서 주최하는 ‘CNN 타운홀’ 행사에 출연한다. 트럼프는 방송 전날인 9일 소셜미디어에 ‘CNN이 시청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자신을 초청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에게 방송에 출연할 기회를 주는 것이 맞느냐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원들은 트럼프를 오랫동안 비하해 온 방송사(CNN)가 공정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방송을 코앞에 두고 양쪽 모두 (서로를)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통신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내일 밤 CNN 생방송에 출연한다. 그들이 환상적인 시청률을 간절하게(desparate)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CNN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자 시청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 3월 CNN 시청률은 작년과 비교해 61% 하락했다. CNN은 실제 트럼프의 출연이 성사되자 온라인과 생방송을 통해 그의 출연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트럼프 또한 “(이번 방송을 통해) 더 이상 가짜뉴스가 없는새롭고 역동적인 CNN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또다시) 모든 사람에게 재앙으로 돌아올지는 한번 보자”며 방송 시간(10일 오후 8시)을 공지했다. 그가 CNN에 출연하는 것은 2016년 대선 당시 이후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대선후보를 초대해 정책과 자질을 검증하는 생방송 행사로, 진행자와 청중들이 후보에게 질문한 뒤 후보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CNN의 아침 뉴스 진행자인 케이틀린 콜린스가 지난 2018년 백악관 출입 당시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모습. /AP통신 연합뉴스

이날 생방송은 CNN 디스 모닝(CNN This Morning)의 진행자이자 전직 CNN 백악관 출입팀장이었던 케이틀린 콜린스가 맡게 됐다. 콜린스는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 출입하면서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출입 정지를 당했었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백악관 출입팀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말 CNN의 아침 대표 방송인 디스 모닝의 진행자로 발탁됐다. AP통신 등은 “둘이 설전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며 “31살의 콜린스에게 이번 행사는 (미래 경력을 위한) 중요한 오디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