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가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점으로 예상하는 이른바 ‘X데이트’가 당초 다음 달 1일(현지 시각)에서 5일로 늦춰졌다. 미 백악관과 의회 간 부채한도 향상 협상에 약간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채한도 인상 협상을 둘러싼 상황이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6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다음 달 5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정부가 지불 의무를 이행할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 달 1~2일 만기되는 사회보장 및 군인연금 약 1300억 달러를 지급할 수 있다”며 “이 지출로 재무부 금고가 극도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 의회가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인 29일까지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에 여전히 시한은 촉박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메모리얼데이를 앞두고 캠프 데이비드로 떠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부채한도와 관련해 상황이 좋아 보인다”며 “합의에 아주 근접했고 나는 낙관적”이라고 했다.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바이든은 “협상이 계속 되고 있다. 우리가 합의를 할 수 있을지 오늘밤에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백악관과 협상 중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장(공화당)도 기자들과 만나 “최종 타결이 이뤄질 때까지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늘도 협상은 이어진다”고 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양측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2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현재 31조4000억달러(약 4경20000조원) 규모의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협상안에 고소득자 및 기업의 탈세를 단속하기 위해 국세청에 할애한 800억달러 가운데 100억달러를 삭감하는 내용도 포함됐지만 해당 조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 지원 예산 중 불용액을 환수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