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신이시여 여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queen, man.)”

조 바이든 대통령(맨 오른쪽)이 17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최근 고속도로 상판 붕괴 사고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최근 이 곳 고속도로 아랫길을 지나던 대형 유조차에서 불이나 고속 도로 상판이 무너져 내린 사건이 발생했었다. /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외부 일정 중 지난해 서거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가리키는 듯한 발언을 해 또 다시 말 실수 논란이 불거졌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코네티컷주 웨스트 하트퍼드에서 열린 총기규제 개혁 관련 행사에 참석해 ‘공격용 무기’ 금지를 비롯한 대응책 등에 대해 연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나도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지 않는다는걸 안다. 나는 103살 보다는 어리다”라고 농담을 했다. 그런데 이후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이라고 말해 실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지난해 9월 서거했다. 아들인 찰스 3세 국왕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여왕의 장례식에도 참석했었다.

AFP통신은 “무슨 의미인지, 어떤 여왕을 말하는 건지, 그리고 왜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의 전통적인 애국적 구호로 말을 외쳤는지는 아무도 설명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근접 취재한 백악관 풀(POOL) 기자도 그의 발언을 기자단에 전달하면서 “왜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 묻는데, 나 역시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독립해나온 국가에 동일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행사를 마무리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면서 “기자회견장 밖에서 이 언급을 놓고 바이든의 인지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했다.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날씨 때문에 전체 연설을 끝마치지 못했던 대통령이 군중 속 누군가에게 답변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위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전에도 연설을 끝내기 위해 “여왕을 지켜주소서”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해 10월 “우리는 54개 주에 갔다”고 해 논란이 일었었다. 미국은 50개 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어린이 방문 행사에서 한 어린이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나라가 어디냐’고 묻자 즉답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 약 2주 전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다녀온 상황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일랜드계 이민자의 후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