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용 심해 잠수정이 북대서양 캐나다와 미국 근해에서 실종돼 양국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다. 이 잠수정엔 5명이 타고 있으며, 내부엔 사나흘 치(72~96시간)의 산소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 시각) 캐나다 동남부 항구도시 세인트 존스를 출발했다가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타이탄’은 미 해저 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소유한 5인용 잠수정으로 타이태닉호 침몰 지점 도착을 앞둔 18일 지상 본부와 교신이 끊어졌다.
존 마우거 미 해안경비대장은 이날 보스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이탄호 실종 지점이 너무 멀고 깊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세인트 존스를 출발, 대서양 해저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선체를 구경하는 8일짜리 관광 상품을 연 1~2차례 운영해왔다. 이 관광 상품 비용은 1인당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잠수엔 영국의 유명 부호 탐험가인 해미시 하딩 ‘액션 항공’ 회장도 승선했다. 하딩은 지난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운영하는 민간 우 주기업 블루오리진의 유인 우주관광선 뉴셰퍼드에도 탑승했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19일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잠수정을 찾고 있다”며 “모슨 탑승자의 무사 귀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태닉호는 1912년 4월 영국에서 미 뉴욕으로 향하던 호화 대형 여객선으로, 빙하에 부딪혀 침몰, 승객과 승무원 1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73년 만인 1985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수심 3.,8㎞ 해저에서 잔해가 발견됐고 이는 유네스코 수중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1997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적 히트를 기록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날 ‘타이탄’ 실종을 계기로, 최근 각국 부자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일명 ‘하이리스크 관광(high-risk travel)’ 붐을 함께 조명했다. 국가·지역으로서 미지의 관광 영역이 사라지면서, 민간 우주회사의 우주관광부터, 심해 탐사 관광, 또는 멕시코 해안에서 백상아리와 함께 수영하기, 뉴질랜드 활화산 근접 구경 같은 위험한 고가 관광 상품이 높은 수요에 힘입어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