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53)이 탈세 및 총기 불법 소지 혐의 등으로 20일(현지 시각) 기소되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아버지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부각되고 있다.

1970년 조 바이든과 그의 전처 닐리아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헌터는 세 살 때 교통사고로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에서 어머니와 여동생은 목숨을 잃었다. 헌터는 조지타운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술과 마약에 빠져 2014년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군에서 불명예 전역했다. 20년간 이어온 결혼생활도 파경을 맞았다.

헌터는 국내외 기업 로비스트로 활동했지만 공화당 진영으로부터 아버지 조 바이든의 ‘정치적 영향력’을 업고 활동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아버지가 부통령 시절(오바마 행정부) 우크라이나와 중국 기업의 이사로 등재돼 거액의 연봉을 받아 이해 충돌 논란을 불렀다. 최근엔 전직 스트리퍼 룬덴 로버츠와 혼외 관계로 태어난 딸이 ‘바이든’이라는 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이 딸에 대한 양육비 지급 분쟁은 20일 매듭지었지만, ‘나쁜 아빠’ 오명은 벗지 못했다.

조 바이든은 아들 헌터 기소를 계기로 공화당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행사에서 취재진이 아들 관련 질문을 쏟아내자 “나는 아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만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이 작년 8월 차남 헌터 바이든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존스 섬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떠나는 모습.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