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로 뛰어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러시아로부터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두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과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조함으로써 다른 공화당 후보들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라고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중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인사는 펜스 전 부통령이 처음이다. 그는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3월에도 우크라이나를 찾았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신의 지지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했다. 그는 “이곳 우크라이나인들은 무도하고 부당한 러시아의 침공 한가운데에서 문자 그대로 포격을 당하고 있다”며 “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계속 요구하기 위해 내 몫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난 미국이 자유세계의 리더라고 믿는다”고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키이우 인근의 소도시로, 러시아의 포격에 막대한 피해를 본 지역인 부차, 이르핀 등 3곳도 직접 찾았다. 여기서 그는 폐허가 되다시피한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 주민을 만났으며 전쟁으로 숨진 이들을 위한 추모비에 헌화했다. 그는 이르핀에서 만난 희생자 가족에게 “미국인은 우크라이나에서 여러분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교 정책 방향과 관련해 로덜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 국민들은 항상 자신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운 사람들과 함께해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레이건 독트린이라고 불렀다”며 “만약 당신이 당신의 나라에서 공산주의자들과 싸울 의향이 있다면, 우리는 당신에게 그들과 싸울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대다수의 공화당원들과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여전히 자유의 대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트럼프 집권으로 정통 보수 가치가 훼손됐던 것을 부각시키면서 레이건 때의 ‘정통 보수’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것이 펜스 전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했다.
펜스는 그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서 강력한 지원을 주장해왔다.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그를 ‘천재’라고 했었다. 디샌티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영토 분쟁’(territorial dispute)이라고 했다가 보수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