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서 자의적인 구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하는 안내를 최근 게시했다. 중국이 방첩법을 강화하고 대외관계법을 제정해 외국인들이 중국 당국에 구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 같이 공지한 것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접견실에서 상석에 앉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위 사진) 이는 사흘 전인 1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와 탁자를 두고 나란히 앉은 장면(아래 사진)과 확연히 대비된다. /로이터 연합뉴스, 신화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 정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미국 시민 및 다른 국가 국민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부는 중국에서 미국 국민이 부당하게 구금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은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인, 전직 정부 인사, 학자, 중국 국민의 친척, 언론인 등의 외국인이 국가 안보 법들에 대한 위반 혐의로 심문을 받고 구금됐다”며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살면서 일하는 미국 시민들을 심문·구금하고 추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문서, 데이터 등을 국가기밀로 간주하고 외국인을 간첩 혐의로 기소하거나 중국 정부, 홍콩, 마카오를 비판하는 전자메시지 발신할 경우 처벌 받을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앞서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는 지난달 방첩법과 관련 “합작 투자 검토를 위해 실사 데이터를 수집하는 활동까지 간첩 행위의 정의에 포함된다. 데이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학계 연구자, 학생, 과학자 등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18~19일 베이징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중국에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출국 금지된 미국 시민 사건을 해결하는 게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