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탄 전용기 추락이 러시아의 암살 계획에 따른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보 당국을 인용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는 이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 정보 당국의 초기 분석에 따르면 프리고진의 사망은 암살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당국의 각종 정보를 취합한 사전 평가에 따른 것이다. 미 당국은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추락한 것은 비행기 내부에 설치된 폭탄 등 다른 원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영문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도 해당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후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목격담을 보도했었다. 소셜미디어 영상을 보면 프리고진의 전용기는 연기로 보이는 기체를 내보내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다만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한두발 맞아 격추됐다고 보도했지만, 미 당국은 지대공 미사일이 전용기를 추락시킨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세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까지 제트기가 미사일에 의해 추락했다는 징후는 없다 이는 비행기의 경로를 따라 폭발이 감지되었지만 미사일 발사 징후는 없었던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는 전용기 추락이 암살 계획에 따른 것이고, 지대공 미사일은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전 평가의 내용은 최종적인 것은 아니라고 WSJ에 말했다.
다만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으로서는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일종의 지대공미사일이 항공기를 격추시켰다고 시사할 만한 정보가 없다”라며 “우리는 그 정보는 부정확하다고 평가한다”라고 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프리고진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리의 초기 평가”라고 했다. 그는 ‘의도적인 살해’를 당했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비행기에서 사망했다는 것”이라고만 했다.
사건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락의 배후에 있느냐는 백악관 기자단의 질문에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