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 시각)미국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보안관실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머그샷은 범죄 용의자가 구금되는 과정에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촬영하는 얼굴 사진을 뜻한다./AP 연합뉴스

전·현직 미국 대통령 최초로 머그샷(mugshot·범죄인 식별 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촬영 이틀 만에 710만달러(약 94억2200만원)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저녁 조지아주(州)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체포 절차를 밟고 머그샷을 찍었다. 그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선거 캠프를 인용해 머그샷 촬영 당일에만 418만달러(약 55억4700만원)가 걷혔다며,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한 상품이 모금 동력이 됐다”고 했다. 418만달러는 작년 11월 트럼프가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24시간 안에 모은 금액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머그샷 공개 직후 공식 선거 자금 모금 웹사이트의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티셔츠·커피 머그잔 등 ‘머그샷 굿즈(기념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머그샷과 함께 ‘Never Surrender(절대 굴복하지 말라)!’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는 34달러(약 4만5000원), 흑백으로 처리된 머그샷과 함께 트럼프의 서명이 인쇄된 포스터는 28달러(약 3만7000원)에 각각 판매됐다. 커피 머그잔 가격은 25달러(약 3만3000원), 보냉컵 2개 세트는 15달러(약 2만원), 차량 범퍼에 붙이는 스티커는 12달러(약 1만6000원)다.

26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가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범죄인 식별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와 모자 등이 진열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선거 캠프는 굿즈 판매와 기부금 모금을 통해 지난 3주 간 약 2000만달러(약 265억4000만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가 올해 1~7월 7개월 동안 모금한 금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온라인 선거 자금 기부도 독려하고 있다. 지난 24일 트럼프는 2021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동안 사용이 정지돼 있던 X(트위터) 계정에 자신이 머그샷 사진을 올리면서 공식 선거 자금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걸었다. 이 웹사이트에는 “부정직한 조 바이든을 백악관에서 쫓아내고 미국 역사의 이 어두운 장에서 미국을 구하기 위해 기부해 달라”는 글이 게재돼 있다.

지난 1일 연방 대배심이 트럼프를 대선 불복 혐의로 기소하고, 지난 15일 조지아주 대배심이 조지아주 개표 결과를 번복하려 한 혐의로 그를 다시 기소한 것이 머그샷 굿즈 수입을 포함한 정치 자금 모금에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네바다주 타호 호숫가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던 중 기자들로부터 ‘트럼프의 머그샷을 봤냐’는 질문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TV에서 봤다”며 “잘생겼더라(Handsome guy)”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