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벡 라마스와미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3일 열린 첫 경선 토론회에서 양손을 들어 승리의 브이(V) 모양을 그려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의 ‘떠오르는 스타’인 인도계 비벡 라마스와미 전 로이반트 사이언시스 최고경영자를 2024년 대선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방안에 대해 “그는 아주 괜찮을 것(He’d be very good)”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블레이즈TV의 글렌 벡 쇼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라마스와미를 러닝메이트로 고려해 봤나’란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라마스와미는 지난 23일 트럼프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공화당 첫 경선 토론에서 “트럼프가 21세기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팩트”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신 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이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후 라마스와미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돼 부통령이 되는 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라마스와미가 23일 토론회에서 “정말 자신을 차별화했다”면서 “그(라마스와미)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내가 이 세대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라마스와미에 대해 “그는 똑똑한 사람이다. 젊은 사람이다. 많은 재능을 가졌다. 아주, 아주, 아주 지적인 사람”이라며 “그는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고 어떤 형태로든 뭔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말하건대 나는 그가 (러닝메이트로) 아주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정말 자신을 차별화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라마스와미가 지명도를 얻기 시작하면서 좀 “논란이 되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뉴햄프셔주 윈드햄에서 열린 유세에서 미소 짓고 있다. /로이터

라마스와미는 최근 “나는 백인 우월주의자를 본 적이 없다. 미국 어디에 있기는 할 텐데 본 적 없다”고 말하고, 흑인인 아야나 프레슬리 민주당 하원의원을 향해 “현대의 KKK(큐클럭스클랜)”이라고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프레슬리 의원은 “유색인종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유색인종은 민주당에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백인에 동조하는 유색인종 정치인들을 비판한 적 있는데, 이것이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와 마찬가지로 인종을 기준으로 압박을 가하는 처사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들어 공화당 경선 후보 중 지속적으로 과반 정도의 지지율을 얻어온 트럼프는 23일 경선 토론회에 불참한 후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에머슨대가 25~26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1주일 전의 56%에서 50%로 6%포인트 낮아진 반면, 토론에 참석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펜스 전 부통령, 헤일리 전 주지사 등의 지지율은 2~3%포인트씩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