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한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주 정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이 TV는 물론 유튜브로도 생중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심리하는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고등법원 스콧 맥아피 판사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 피고인 18명의 모든 재판 과정에 대해 생중계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가 기소된 다른 세 건의 형사 재판은 중계가 불허됐다. 조지아주 사건의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패니 윌리스 풀턴카운티 검사장은 10월 23일 재판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다른 재판 일정은 속속 확정되고 있다. 트럼프 측은 각 재판 일정을 내년 11월 대선 이후로 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공화당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첫 기일이 속속 잡히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까지 공화당 경선 주자 중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어 재판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일각에선 재판의 진행 상황에 따라 유권자 표심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까지 잡힌 일정 중에 가장 주목받는 것은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의회 난입 사태 선동 사건’ 재판이다. 이 재판의 첫 기일이 내년 3월 4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열리는데, 바로 다음 날이 10여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며 판세가 판가름나는 ‘수퍼 화요일’이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 경선에서는 수퍼 화요일의 승자가 기선을 제압하면서 최종 대선 후보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성인물 배우 입막음 사건(3월 25일 뉴욕 맨해튼 법원)과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사건(5월 20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첫 기일이 잇따라 잡혀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최종적으로 확정짓는 전당대회는 7월 15일부터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먼저 시작하는 대선 결과 번복 사건만 하더라도 최종 판결은 4월 말이나 5월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첫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화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결정돼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