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군사기지 및 정찰 시설 등을 구축해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전방위로 견제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 지도부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 사업과 연계된 민간 프로젝트를 지렛대 삼아 타국에서 군사 거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23일 인공위성이 찍은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기지. 올해 안에 중국 해군기지가 이곳에 구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시스

미국 연구소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2일(현지 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며 “중국의 목표는 해외에서 군사작전을 주도하거나 해외에 군사력을 배치하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2017년 일대일로 파트너국인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해군 기지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캄보디아 레암 해군 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에 이곳을 PLA의 또 다른 해외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FDD는 “중국군의 전략 지원 부대는 파키스탄·나미비아·케냐·아르헨티나 등지에도 우주·위성 관련 작전을 지원하는 원격 제어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양인성

중국은 특히 일대일로를 명분 삼아 인도양·태평양 국가 곳곳에 군사기지를 구축 중이라고 FDD는 분석했다. 천문학적인 건설 자금을 빌려줘 항구를 짓고 나서, 빚이 쌓이면 항구 운영권을 앗아가 상업용 항구를 군사기지로 전환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이나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항이 일대일로 탓에 중국으로 운영권이 넘어간 대표적인 항구들이다.

그래픽=양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