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상원은 15일(현지 시각)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의 우크라이나전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머스크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 통신망을 일시 차단해 우크라이나의 대러 군사작전을 막았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전기 전문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최근 출간한 평전 ‘일론 머스크’에서 머스크가 지난해 러시아 해군 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잠수함 공격을 막기 위해 크림반도 해안 일대의 스타링크 위성통신망을 끄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었다. 전 세계를 위성 인터넷으로 연결한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까지 바꿀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되자 미 정치권에선 “개별 기업이 미국과 글로벌 안보 분야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련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일론 머스크나 그 어떤 개인도 미 국가 안보에 있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질 수 없다”며 “군사위원회는 모든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엘리자베스 워런, 진 섀힌, 태미 덕워스 등 상원 군사위 소속 민주당 상원의원 3명도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머스크가 작년 스타링크 무력화를 지시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크림반도에서 스타링크 통신망을 가동하지 않기로 한 머스크의 결정이 러시아군에 ‘사실상의 보호’를 제공한 셈이 됐다”며 “머스크가 중요한 시점에 미국의 핵심 파트너를 약화하기 위해 개입했는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당초 머스크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공격으로 통신이 끊긴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했었다. 하지만 스타링크로 연결된 드론이 러시아를 공격하게 되는 상황이 오자, 러시아의 핵 반격을 우려해 긴박하게 통신을 끊었다는 것이다.
다만 논란이 확대되자 아이작슨은 자신이 쓴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며 “머스크는 당시 스타링크 통신망을 끈 것이 아니라, 원래 작동하지 않았던 크림반도 지역의 통신망을 추가로 활성화해 주지 않은 것”이라고 정정했다. 머스크도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통신망을 개통해 달라는)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지 우크라이나를 방해하기 위해 스타링크를 고의로 변경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쟁 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 정부로부터 크림반도에 통신망을 켜달라는 연락을 받았더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한밤중에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긴급한 요청을 받았고, 그것을 거절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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