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Q. 브라운(61) 미국 합참의장 지명자가 20일(현지 시각)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지명한 지 넉 달 만이다.
이날 표결에서 브라운 지명자 인준안은 찬성 83, 반대 11로 통과됐다. 브라운 지명자는 마크 밀리 현 합참의장이 이달 말 퇴임하면 1989~1993년 합참의장을 지낸 고(故) 콜린 파월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합참의장이 된다. 아울러 미국 역사상 최초로 국방장관(로이드 오스틴)과 합참의장을 모두 흑인이 맡게 된다. 앞서 브라운 지명자는 2020년 흑인 최초로 공군참모총장에 취임했다. 미군 내 6개 군종(軍種, 육·해·공·해병대·해양경비대·우주군)의 최고 지휘관을 흑인이 맡은 것도 그가 최초다.
텍사스 공대 학군장교(ROTC)를 거쳐 1985년 공군 소위로 임관한 그는 1987년 4월 전북 군산의 8전투비행단 35전투비행대대로 발령받아 1년 6개월간 F-16을 조종했다. 대령 시절에도 2007년 5월부터 1년간 8전투비행단장을 지내, 총 2년 6개월간 한국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18년 7월 대장으로 진급한 뒤 한국과 일본을 관할하는 태평양공군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공군참모총장 취임 뒤에는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그의 인준이 늦어진 것은 미 국내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군 장성 인준을 담당하는 상원 군사위원회는 여러 지명자의 인준안을 한꺼번에 묶어 전원 일치(unanimous consent) 방식으로 승인해 왔다. 이 방식은 개별 심사할 경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지만, 의원 한 사람이라도 반대할 경우 수백명의 인준 절차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런데 공화당 소속 토미 터버빌 의원이 국방부가 시행하고 있는 낙태 금지 지역 거주 군인을 위한 원정 낙태 경비·휴가 지원 정책을 문제 삼아 인준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300여 명의 군 최고위급 인사들의 인준 절차가 수개월째 올스톱됐다.
밀리 의장의 퇴임이 이달 말로 다가오자 합참의장 공석으로 인한 국가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때문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사 일정에 관여해 우선 브라운 지명자 한 명에 대한 인준안만 강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