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국을 꿈꾸는 이주민들이 23일(현지 시각) 멕시코와 미 텍사스주 국경 도시 이글패스를 잇는 리오그란데강을 건너가고 있다. 이날 오스카 리서 텍사스주 엘패소 시장은 최근 며칠 사이 엘패소로 넘어오는 이주민이 하루 20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말했다./AFP 연합뉴스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급증 문제가 내년 미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민자에 대해 포용적 입장을 보였던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 남부 텍사스주(州) 엘패소의 오스카 리서 시장(민주당)은 23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엘패소가 (이민자 유입으로)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6주 전까지만 해도 엘패소로 넘어오는 이민자는 하루 350~400명 정도였으나 최근엔 하루 2000명 이상으로 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노숙자 쉼터에 이민자를 임시로 수용하고 있지만 수용 가능 인원이 40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리서 시장은 같은 당 소속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파트너였지만 미국의 전반적인 이민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계속해서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엘패소로 몰려드는 이민자는 대부분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이들은 버스와 화물열차를 타고 멕시코를 통과해 텍사스의 엘패소, 이글패스나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베네수엘라 출신에게 특별 취업 비자 역할을 하는 ‘임시보호신분(TPS)’을 부여해주면서 이민자는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엘패소는 지난해부터 밀려드는 이민자를 민주당 소속 시장이 이끌고 있는 대도시인 뉴욕·시카고·덴버 등으로 보내기 위해 버스 5대를 임차해 운용하고 있지만 턱없이 역부족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민자 수송’은 텍사스, 플로리다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써왔던 방법인데, 민주당 소속 시장마저 같은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리서 시장은 이와 관련해 “이민자는 엘패소로 온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온 것이다. 이민자 본인들이 선택한 도시로 자발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로이터는 “이민자 문제가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악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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