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미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정가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불출마 가능성과 함께 ‘제 3의 후보’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은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판을 떠날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미셸 오바마를 대선 후보로 ‘낙하산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고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4년 8월, 민주당의 킹메이커들이 조 바이든을 버리고 미셸 오바마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매우 심각한 위험으로 봅니다.”
크루즈 의원은 “영부인 출신의 미셸을 민주당 후보로 선택하는 것은 당을 결집시킬 수 있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흑인 여성을 선택하는 것은 당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선거구의 중요한 부분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을 격분시키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셸 오바마는 해리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등 바이든을 대체할 다른 어떤 후보보다 민주당의 지지를 더 많이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셸 오바마는 영부인이었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을 아래에 두고 낙하산처럼 내려와서 ‘이봐, 우리는 너희들 중 누구도 선택하지 않을거야’라고 말할 수있는 능력이 있다”며 “다만 미셸이 대통령 출마를 그다지 열망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미 의회매체 더힐은 24일(현지 시각) “크루즈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그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싶지 않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미셸 오바마의 대선 출마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민주당 내에서 점점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은 지난 15~20일 미 전역 유권자 1006명의 여론조사 결과, 내년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바이든 대통령은 42%를 각각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 회사의 지난 2월 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2%포인트 내려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3%포인트 올라갔다.
미셸 오바마의 ‘대선 출마론’은 지난 2월 코미디언이자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인 조 로건이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미셸 오바마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지난 4월 미셸은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언론에 밝혔고 바로 그 다음달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