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오차 범위보다 큰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민주당의 ‘제3 후보론’이 부상하면서 미셸 오바마가 주목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미셸 오바마 여사 측 제공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팟캐스트 방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판을 떠날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미셸 오바마를 대선 후보로 ‘낙하산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을 3개월 앞둔) 2024년 8월, 민주당의 킹 메이커들이 조 바이든을 버리고 미셸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고 가장 (공화당에)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라고 했다. 크루즈 의원은 “전 영부인 미셸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택하면 당을 결집시킬 수 있다”며 흑인 여성(미셸) 후보가 대선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유권자들 표심을 잡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미셸 여사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그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싶지 않다고 반복해서 말해 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미셸의 대선 출마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민주당 내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5~20일 미 전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는 51%, 바이든은 42% 지지율이 나왔다. 또 응답자 74%는 현재 81세인 바이든이 연임하기에는 너무 고령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미셸 오바마가 연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그가 내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비해 미셸은 59세로 바이든보다 젊고 영부인 출신으로 지지층도 탄탄하다.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에서도 미셸이 바이든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했었다. 내년 대선에서도 미셸이 민주당 내 경쟁은 물론 대선에서 트럼프와도 맞붙을 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미셸은 작년 7월 두 번째 자서전 ‘우리가 품은 빛’의 출간 계획을 밝혔을 때도 “차기 대선 운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었다. 지난 2월에도 코미디언이자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인 조 로건이 자신의 방송에서 “미셸 오바마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선 출마론’이 퍼졌다. 당시 미셸은 “나는 정치와 맞지 않는다”며 정계 진출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