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를 공급받아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장에서 발사했다고 AP 등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에이태킴스 미사일이 러시아 본토에 떨어지면 확전될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꺼려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북한에서 탄약 등 무기를 대거 획득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 정부가 러시아의 ‘무기 증강’을 우려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미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킴스(ATACMS)가 MLRS(다연장 로켓 시스템)에서 발사되는 모습. /주한미군

AP는 이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임시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와 베르단스크의 군사 기지에 야간 공격을 감행해 러시아군 헬기 9대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기지 내 특수 장비들과 방공 미사일 발사대, 비행기 활주로 등도 파괴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미국의) 에이태킴스는 매우 정확하게 스스로를 입증하고 있다”며 “오늘 미국에 특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 약자인 에이태킴스는 사거리가 300㎞에 달한다. 다만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사일은 사거리가 165㎞로 제한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에이태킴스 확보로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주 남부 마리우폴에서 크림반도 북부까지 상당히 넓은 지역을 사정거리 안에 두게 됐다.

그래픽=박상훈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의 여름 반격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에이태킴스 지원을 막판에 결정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에이태킴스 지원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연장하기만 하는 미국의 또 다른 실수”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사일이 ‘집속탄(集束彈)’ 형태라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큰 폭탄(모탄) 안에 소형 폭탄(자탄) 수백 개가 들어 있는 무기로, 광범위한 지역을 단번에 초토화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한 것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우크라이나군은 “민간인 지역에는 집속탄을 절대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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