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동중국해 상공에서 적법하게 작전 중인 미군기에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위협적인 근접 비행을 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당시 중국 전투기가 약 22m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제공

미국 국방부가 17일(현지 시각)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공의 국제공역에서 적법하게 비행 중인 미 군용기에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위험할 정도로 근접 비행한 사건 15건에 대해 그 사진과 영상을 기밀 해제해 새롭게 공개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공으로 인정 받지 못하며, 국제법에 따라 미 군용기들이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1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촬영된 사진과 영상 속에서 중국 전투기들은 미 군용기에 불과 3m 거리까지 접근하며 위협을 가했다.

미국 국방부가 17일(현지 시각) 공개한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 영상

지난 6월 12일 동중국해 상공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미 군용기의 측면에서 약 275m 정도 거리만 남기고 바짝 달라붙어 비행하며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를 8발 발사했다.

이 같은 근접 비행은 충돌의 가능성이 있어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사이에 이처럼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해 미국 조종사가 중국 조종사에게 교신을 시도하자, 중국 조종사는 영어로 “꺼져(fuck off)”라고 답했다고 한다.

지난 3월 24일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 중인 미 공군기에 중국군 전투기가 불과 3m 거리를 남겨 놓고 근접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기 프로펠러 바로 아래에 중국군 전투기가 보인다. /미 국방부

그보다 앞선 3월 24일 촬영된 영상 속에서는 중국군 전투기가 동중국해 국제공역을 비행 중인 미 군용기의 측면과 아래에 불과 3~4.5m 거리로 접근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군 전투기가 미국 측 자산을 향해 먼저 속력을 냈고, 군용기의 노즈(앞쪽 코 부분) 아래를 지나가서 미국 측이 중국군 전투기를 시야에서 잃어 버렸다”면서 “미국 측 조종사가 두 기체 사이의 거리를 벌린 후에도 중국 측 전투기가 옆쪽에서 불과 4.5m, 아래쪽에서 불과 3m 거리까지 재접근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촬영된 영상에도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미 군용기의 측면에 15m 정도 거리까지 접근해 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강압적이고 위험한 행동은 국제사회 일원들이 국제법 상의 권리를 포기하도록 위협하고 강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부분이 중국 영토·영해이며 그 상공은 중국 영공이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일부러 위협적 행동을 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21일 남중국해 상공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미 군용기에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15m까지 접근해 비행하고 있다. /미 국방부

이 같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다른 당국자들이 이런 행동에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대로 안전하고 책임 있게 비행, 항행, 작전을 계속할 것이며, 최고위층을 포함한 여러 층위에서 중국 인민해방군과 군 간의 소통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