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안보 당국이 AI(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할 때 관련 기술에 대한 검증을 받도록 의무화하는 AI 규제 행정명령이 마련됐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전 세계 AI 인재를 미국으로 끌어들일 방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 시각) 미 언론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 AI 규제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AI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그 기술을 ‘국가 안보’ (강화) 도구로 수용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 안보 기관과 정보 당국 등을 포함한 연방 기관에서 AI 기술을 사용하려면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기술 평가를 받도록 했다. “NIST가 구성한 ‘레드팀(가상의 적)’을 통해 안보 위협 요소가 있는지 조사하고, 검증을 통과해야 그 기술을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행정명령은 또 전 세계 AI 근로자에 대한 미국 비자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미 국토안보부가 미 전문직 취업 비자(H-1B) 프로그램 수정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 기업들은 외국의 전문직 근로자를 유치하는 데 H-1B 비자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예컨대 실리콘밸리의 고숙련 기술직 근로자가 주로 이 비자를 발급받았다. 미국 정부는 H-1B 비자 승인 건수를 매년 일정 규모 이내로 제한해왔는데, 이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 의회 차원의 AI 규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WP 인터뷰에서 “정부가 AI 기술을 규제하는 데 예산이 최소 320억달러(약 43조4720억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논의에 참여했던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동의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미국이 AI에서 중국보다 앞서 있지만 그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며 “미국은 계속 AI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