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미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의 5일(현지 시각)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현 미 대통령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뒤진다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내부는 동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선 “바이든의 출마 여부를 고려해봐야 한다” “다른 주자들도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정치 전략가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 글에서 “(바이든이) 계속 출마하려고 한다면 그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것(재선 출마)이 현명한지,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인지 혹은 국가에 이익이 되는지 바이든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그가 재선 출마를 고집하면 당의 대선 후보가 되겠지만 본선에서 트럼프와 맞설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6개 주(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미시건·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 3662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 대결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더니 48%의 유권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유권자는 44%였다.
‘오바마의 남자’로 불리는 액설로드는 오바마 대선 캠프의 수석 전략가로 일하면서 그의 승리를 견인했던 인물이다. 정권 초기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내면서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그는 이날 글에서 “가장 큰 우려는 그의 가장 큰 책임이 그가 바꿀 수없는 한 가지(나이)라는 것”이라며 “예측할 수 없는 모든 것들 중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나이가 한 방향(더 늙는다는 것)을 가리킨다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의 고령 문제를 가장 큰 우려로 꼽은 것이다. 이번 NYT 조사에서 바이든에 대해 유권자 71%는 그가 유능한(effective)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유권자 62%는 바이든에게 ‘정신적인 예리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말(horses·대선 주자)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도 “민주당에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들이 많이 있고, 곧 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내 다른 후보들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현실 가능성은 낮지만, 미 정가에선 트럼프가 바이든과의 양자 대결에서 큰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자 나오자 민주당의 ‘제 3후보론’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등 다른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의 케빈 무뇨즈 대변인은 이날 NYT 여론조사와 관련,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대선) 1년전 예측은 1년 뒤엔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결론을 예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여론조사기관) 갤럽도 대선 1년 전 오바마 후보가 8%p 차이로 패배할 것이라고 예측했었지만 1년 뒤엔 여유있게 승리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