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이달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양국 군(軍) 대화 재개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8일(현지 시각)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앞서 중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이에 반발하면서 군사 당국 간 소통 채널을 대부분 단절했다.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 격추 사건으로 군사 핫라인도 끊길 정도로 악화됐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관계에 더 많은 안정을 불어넣고 군사적 오해의 위험을 낮추기를 원했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6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중국이 군사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됐음을 미국 측에 시사했다고 한다. 악시오스는 “(군사 통신이 재개될 경우) 양국간 국방 정책 조정 회담, 지난 1998년 미국과 중국이 양측의 함정 및 전투기 조종사들이 통신 할 수 있도록 서명 한 해상 군사 통신 협정 등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미중 실무급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차관실의 중국 담당 책임자 크산티 카라스는 지난달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안보 회의인 샹산포럼에 참석했다. 마크 램버트 국무부 중국 조정관 겸 부차관보는 지난 3일 베이징에서 훙량 중국 외교부 국경해양사(司) 사장(국장급)과 회담하고 해양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워싱턴DC에서 미중 군축 담당이 만나 군축과 핵 비확산 관련 대화를 진행했다.

또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 국방장관 회담을 거부하면서 그 이유로 리상푸 국방부장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점을 내세웠는데 그가 지난달 해임되면서 대화 걸림돌 하나가 사라졌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