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5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시설인 알 시파 병원에 진입,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병원 내 특정 구역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정밀하고 표적화된 작전을 진행 중”이라며 “병원 안에 있는 모든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항복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전날 미국 백악관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등 일부 의료 기관을 군사 작전 운영 및 인질 은폐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를 ‘전쟁범죄’(war crime)라고 규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샌프란시스코행 기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군사작전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그곳에 무기를 저장하고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마스는 병원 내 군인 주둔 사실을 부인해왔다. 이들은 “650명의 환자와 5000~7000명의 민간인이 이스라엘의 저격수 및 드론의 지속적인 사격을 받으며 병원 안에 갇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주요 병원 지하에 터널과 은신처를 만들고, 병원 내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벌여 왔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가 알시파 병원을 포함한 가자지구 일부 병원을 자신들의 군사 작전을 은닉하고 지원하는 수단이자 인질을 붙잡아두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싱 부대변인은 “그들은 병원 지하에 터널을 갖고 있다”며 “하마스와 PIJ 조직원들은 알시파 병원에서 지휘통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곳에 무기를 비축하고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이스라엘군이 병원 등 가자 지구의 민간시설을 군사작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하마스가 가자지구 의료시설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 사실을 언론에 공표하기 위해 일부 기밀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이 있는 병원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것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며 “(다만) 하마스의 이러한 행위가 민간인을 보호해야 하는 이스라엘의 책임을 경감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이 역내 카운터 파트들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에 근접했으며 이를 위해 5일간 임시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하마스에 혜택을 주는 휴전(ceasefire)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스라엘군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적 교전 중단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