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24년 미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여성·유색인종·젊은 층’ 등 ‘집토끼’라고 불리는 주요 지지그룹의 지지세가 약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왼쪽)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미 에머슨대가 이달 17~20일 전국 1475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22일(현지 시각)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P)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3%,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이었다. 바이든은 직전 10월 조사에서 45%를 기록했다가 이번에 2%p 하락했고, 트럼프는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바이든은 45%로 트럼프(41%)를 4%p 차로 앞섰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사이에서 특히 지지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그룹에서는 61%p 우세에서 47%p 우세로 지지율이 감소했고, 히스패닉이나 라틴계 유권자 중에서도 14%p 우세에서 11%p 하락한 3%p 우세였다. 또 50세 미만 유권자에게서 지지율이 12%p 우세에서 13%p 하락한 1%p 열세가 됐다. 4년제 대학 졸업생 가운데는 기존 18%p 우세에서 16%p 밀린 2%p 우세가 됐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케네디 가문 출신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무소속 코넬 웨스트와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 등 제3의 후보가 등장한데 이어 후보를 정하지 못한 미결정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불만이 쌓였다는 분석도 많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2022년 5월과 같은, 역대 최저 수준인 38%였다. 다자 가상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36%, 트럼프 전 대통령은 42%,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7%, 무소속 코넬 웨스트와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는 각각 1%였다. 제3후보가 포함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양자 대결에 비해 7% p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5% p가 줄면서 두 사람간 격차가 더 커졌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의 독주가 더 심화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5%p 상승한 64%였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9%),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8%),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5%)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