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유세 현장에서 자신이 북한 김정은과 우호적 관계라고 거듭 주장하며, 대선 본선 재대결이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아이오와주 동부 시더래피즈를 찾은 트럼프는 “북한은 그(바이든)와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김정은)는 나를 좋아한다”며 “알다시피 (내가 대통령이었던) 4년간 여러분은 북한과 무엇이든 간에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바이든)는 두 문장을 하나로 잇지도 못하면서 핵 패키지를 김정은과 협상하고 있다”며 “그런데 그(김정은)는 그(바이든)에게 말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진전 사항이 없음을 비꼰 발언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경색되기 시작한 계기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2019년 2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결렬되면서부터다. 이런 맥락은 언급하지 않고, 트럼프는 자신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했다는 사실만 부각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는 “내가 김정은을 향해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이란 별명을 붙이면서 서로의 관계가 처음에는 좋지 않았지만 곧 좋은 사이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관계를 맺을 때, 핵무기와 다른 많은 것들을 보유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내년 대선 후보를 결정짓는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트럼프는 당의 네 번째 대선 후보 토론에도 불참키로 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6일 앨라배마주에서 치러지는 공화당의 토론에 불참하는 대신 플로리다에서 후원자들과 비공개 송년 행사를 갖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미 치러진 세 차례 토론도 모두 건너뛰었고, 지난달 초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남은 토론 일정을 모두 취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트럼프의 공화당 내 전국 평균 지지율은 60%를 기록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2.6%,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9.5%로 뒤를 이었으나 트럼프와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