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게도 4%포인트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미국 뉴스웹사이트 ‘더 메신저’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 폴’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2018명의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나설 경우, 응답자의 47%는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7%포인트 적은 40%였다. 트럼프와 바이든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14%였다.
바이든과 헤일리의 양자 대결이 될 경우, 헤일리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41%로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보다 4%포인트 많았다.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2%였다. 바이든과 또 다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양자 대결이 되면 바이든을 뽑겠다는 응답자가 41%로 디샌티스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보다 1% 많았다.
헤일리가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을 누르는 결과가 나온 것은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합리적인 측면이 중도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헤일리 선거대책본부의 여론조사 담당 드리탄 네쇼는 “헤일리 현상은 온건한 공화당원, 중도파, (정부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이 이끌고 있다”며 “헤일리는 공화당원들에게 환심을 살 부분도 많기 때문에 본선에서 바이든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화당 경선 후보들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여전히 헤일리나 디샌티스를 압도했다. 공화당 유권자의 76%는 헤일리 대신 트럼프를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고, 73%는 디샌티스 대신 트럼프를 뽑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헤일리는 트럼프에게 (공화당) 경선에서 심각한 도전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를 보면 헤일리는 경선 2위 자리를 두고 디샌티스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헤일리와 디샌티스 모두 트럼프의 잠정적 공화당 후보 자리를 빼앗는 데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