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가운데)이 공화당 내 극단적 강경파들과의 충돌 끝에 지난 10월 3일 하원의장직에서 축출당한 뒤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내 소수 초강경파의 갈등 끝에 지난 10월 하원의장에서 해임 당했던 케빈 매카시(58) 전 하원의장이 올 연말 하원의원직을 사퇴한다고 6일(현지 시각) 밝혔다. 매카시 전 의장은 정부 부채한도 인상과 임시예산안 처리 등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타협했다는 이유로 초강경파의 공격을 받다가 234년 미국 의회 역사상 최초로 동료 의원들의 해임 결의안 가결에 따라 축출됐다.

매카시 전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공개한 ‘나는 하원을 떠나지만 싸움을 끝내지는 않는다’는 기고문을 통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나는 낙관주의자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나는 소방관의 아들인데, 17년 동안 의회의 같은 의원실에서 (의원으로서) 봉사했다”면서 “(그 의원실은) 한때 내가 인턴십도 거절 당했던 곳이다. 미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기고문을 시작했다.

이어 매카시 전 의장은 자신이 공화당 원내대표와 의장으로서 통과시켰던 법안 등을 언급한 뒤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개인적 대가가 있더라도, 우리는 옳은 일을 했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의 워싱턴이 좀 구식으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미국인들을 위해 결과를 내는 일은 여전히 미국 전역에서 기념되고 있다”면서 “이런 정신으로 나는 연말에 하원을 떠나 새로운 방법으로 미국에 봉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매카시 전 의장은 “내 일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계속해서 미국에서 가장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선출직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공화당은 매일 확장되고 있으며 나는 차세대 지도자들을 지원하는 데 내 경험을 빌려주려 한다”고 했다.

매카시 전 의장의 사퇴로 그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22선거구는 보궐선거가 이뤄질 때까지 공석이 될 전망이다. 공화당이 220석, 민주당이 213석으로 다수당과 소수당은 바뀌지 않지만 그 차이는 8석에서 7석으로 줄어든다. 공화당에서 의원 4명만 이탈하면 법안 처리에 필요한 과반 달성을 할 수 없어 하원 운영이 더 불안정해 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