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호(羅布泊湖·Lop Nur) 핵실험장에서 지하 핵실험 시설 확장 공사를 진행하며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964년 10월 16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뤄부포에서 핵실험에 성공한 중국의 첫 번째 핵폭탄 실제 크기 모형. 뒤에 있는 사진은 핵실험 성공 후 피어오른 버섯구름. /조선일보db

NYT는 위성사진 확인 결과 중국이 뤄부포호의 핵실험장과 인근에서 시설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뤄부포호는 중국이 지난 1964년 첫 핵실험을 실시한 장소로다. 이후 중국은 지난 1996년까지 뤄부포호의 5개 갱도에서 지하 핵실험을 반복했다. NYT는 “2017년 이후 이 곳에 30개 이상의 건물이 추가되거나 개조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뤄부포호의 핵실험장에는 최근 새로운 갱도를 판 움직임이 확인됐다. 500m 이상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갱도의 깊이는 핵실험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핵실험장 주변에는 새로운 도로가 건설됐고, 약 120km 떨어진 군사기지를 잇는 도로도 최근 새롭게 흙으로 포장됐다.

다른 위성 사진에서는 언덕에 숨겨진 시추 장비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향후 지하 핵실험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소속 핵 전문가 퉁자오는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중국이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뤄푸보호의 재건은 이례적”이라며 “(그간) 러시아와 미국이 실험장에서 활동을 계속해왔지만 이번과 같은 일은 없었다”고 했다. NYT는 “분석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활동이 군비 증강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원자력 경쟁 시대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도 수년 전부터 뤄부포호 핵실험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실제 핵실험 일정을 잡아놓고 뤄부포호의 시설을 확장하는지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핵실험 준비를 위해 시설을 확장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뤄부포호 시설확장에 대한 NYT 질문에 “그림자를 움켜쥐고 근거없이 ‘중국 핵 위협’을 부추기고 있다”며 “근거 없는 중국의 핵 위협론은 지극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핵무기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완전히 근절하려는 고귀한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